Friday, 20 February 2015

외국인들이 지내는 한국의 설날연휴 – 나의 가장 좋은 추억


“마이클은 설날때 계획이 있나요?”

추석이나 설날때마다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나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런 연휴기간에 아마 가장 많이 주변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일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설날을 5번이나 지냈는데 매년마다 다른 경험이였다. 한국인들이 다 가족들에게 가니까 사실 외국인들 할 것 많이 없긴 하다.

외국인으로서 설날이라는 명절은 나한테 그렇게 큰 의미아니지만 한국 공휴일 중에 제일 좋아했다. 왜냐하면 설날때마다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서 지방으로 내려가는데, 그때마다 갑작스럽게 서울은 외국인의 원더랜드 되는 것이다 – 모든 가게문닫고 버스도 줄고, 택시도 없고. 보통 바쁘고 정신없는 서울거리가 갑자기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좀 재미없지만 나는 뭔가 좋아했었다.

설날에 한번은 외국인 친구들이랑 모여서 한강에서 보냈고; 한번 식중독 걸렸는데 주변에 병원들이 다 문을 닫아서, 혼자 ‘사랑의 병원’까지 걸어서 (택시/버스 없어서) 혼자 병원안에 아주 우울하게 보내본 적도 있다. 이 중에도 내가 한국에 살았을때 제일 좋은 추억 중에 하나 있다.


한국의 ‘정’ 처음으로 느꼈다.

헐.

그래 알았어. 나도안다고. 한국의 정에 대해 쓸때마다 왠지 가식적인 멘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이번에도 썼으니까 악플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진심이다.


한국 처음왔을 때는 2009년 여름/가을이였다. 연세한국어학당 다니면서 좀 비싼편인 신촌역 근처 (그랜드마트뒤쪽)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었다. 서투른 한국말으로 인해 집주인이랑 별로 대화를 하지못했다. 온지 약 6개월 밖에 안되었는데 설날은 도대체 어떤 명절인지도 모르는 나에게 어느날 아침에 전화가 왔다. 영어가 조금 가능한 집주인의 아들이였다. 그는 “알 유 비지”물었다. 아침 7시이였나 8시이였나 기억이 안나는데 어쨌든 홍대 라이프 스타일을 즐겼던 나에게는 (전날 취했다는뜻이지) 일어나기 힘든 아침일찍인 시간이였다. 아무튼 나는 “노” 답장했다.

그랬더니 “컴 다운 스테어즈. 레츠 헤브어 브레크패스트”. 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뭐 그냥 예의상으로 밥먹으러 내려가봤다. 집주인은 오피스텔 밑에 가족과 함께 살고있었다. 나는 샤워도 안하고 그냥 집옷 대충입고 부스스한 머리와 술냄새랑 함께 내려갔다. 집주인의 집문을 열자마자 내얼굴은 빨개졌고 당황했었다. 집주인의 가족 (3명)뿐만 아니라, 약 15명 정도 바닥에 앉아서 나를 쳐다봤다.

부끄러워서 냉큼 앉아서 조용히 있었다. 그때는 주변에 무슨 이야기했는지, 나에 대한 어떤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처먹고 있었다. 앞에 있는 밥보면서 “나는 왜 여기 있지” 멍때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밥 빨리 먹고 나갔을때도 나는 그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지못했다. 나는 그당시 어려서 그 분이 나에게 정을 베풀었지만 고맙게 생각도 못한채 그냥 부끄럽고 졸리고, 약간 귀찮게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튼 지금 이 추억을 생각하면 나는 ‘한국정’이라는 것이 진심인것 그때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느꼈다 (그 후로는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ㅋ).


그땐 한국이라는 나라 어떤 나라인지 잘 몰랐고, 호주에선 낮선사람에게 그렇게 신경쓰고 집초대까지 잘 안한다. 설날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명절인데, 외국인으로서 혼자있는 나를 신경써서 설날 아침식사 같이 하자고 나를 부른 집주인 아저씨. 그 집주인 아저씨와 가족에게 얼마나 고마왔는지 서투른 한국말 탓에 표현 못 했지만 혹시나 지금 읽는다면 한번 마음 깊게 감사 드리고 싶다.

독자 여러분에게 일년동안 내 블로그 글을 지원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청양해에는 소망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4 comments:

  1. Hello Michael, I enjoyed reading your post on Korean "sul" and "jung". I(am Korean) live in California and miss "jung" very much. Wish you have many good experiences while staying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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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지만 이번에는 진심이다. ?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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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I've enjoyed your posts. Your Korean is so fluent.
    Koreans wastes their time and effort on useless things like '회식', '노래방', '똥군기'. But, there is a good thing in Korea. I think it is '정'. I hope you make more good memories in Korea and Korean. Anyway, I am happy to read real eyes o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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