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4 April 2015

나한테 회식이란 업무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밥 먹으러 나갑시다” 팀장님이 선언했다.

지금부터 내 업무 시작.

회사 근처에 있는 고기집 도착한 순간부터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일단 나는 사원으로서 어디서 앉을건지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인이지만 그나마 한국문화 잘 알기 때문에 누구나 상관 없이 돌아가서 마음대로 앉을수가 없었다. 우리 팀원들이 이사님이나 다른 상사들보다 먼저 와있는데 합리적으로 중간에 앉지않고 테이블 제일 끝에 한심하게 앉았다. 이럴때마다 뭔가 웃기다. 다들 와 있는데 한참 동안 앉는 사람이 없다. 다들 서로 보면서 ‘어디서 앉을까’ 고민하고있다. 하루종일 했던 업무보다 벌써 더 고민하게 된 일이다. 나중에 내가 운좋게 회사 임원이 되면 이런 상황 신경 쓸까? 제발 그렇게 되지마라.


드디어 누가 자리를 잡았고, 그 후 우리팀은 자리잡아 앉았다. 그리고나선 사원들이 술부터 시켰다. 몇명이 있는지 빨리 파악한 후 맥주 몇병 소주몇병 이렇게 이모한테 주문한다. '맥스' 드릴까요? '카스' 드릴까요? '참이슬' 드릴까요? '처음처럼' 드릴까요?. '다 똑같은 맛이니.. 아무거나 주세요' 라고 하고싶지만 상사들이 선호하는 소주이랑 맥주 시켜야된다.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면 문제이다. 이모가 술을 찾으러 가고나면 맥주잔이랑 소주잔들이 내 자리앞에 모이고, 나는 정리하고 있다. 첫잔이라 '소맥' 만들어야되고, '맛있게' 만들어야된다. 소맥 잘 만든다는 칭찬을 받기위해서 다들 겁나 신경쓰고있다.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자랑거리이다. 나는 일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 보고, 발표 등 하고, 잘 되고있다는 칭찬은 없고, 소주이랑 맥주 잘 따라 주는 칭찬만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있다.


첫잔 나누면서 상사들의 “귀중”한 말 기다리고 있다. 매번 똑같은 의미없는 별 중요하지않은 말들이다. 뭐 뭐 어쩌 어쩌 ‘화이팅!” “위하여”, 한번만 했으면 말씀을 집중하겠지만 회식동안 열번이나 하고 일주일에 회식몇번이나 하기 때문에 상사들의 말을 무시하게 되버렸다. 그 사람들도 이렇게 하는거 싫어할까?


내가 열심히 만드는 소맥 그대로 들고 마시면 안되고 두손으로 다른 직원들 하고 ‘짠’ 해야한다. 사원이라 다른 직원들의 술잔보다 제일 밑으로 부딪치며 내 잔을 ‘짠’했다. 그후에도 그대로 마시면 안된다. 앞; 양면 어디봐도 나보다 더 높은 직급의 동료들이라 나는 몸 어렵게 돌려서 이 고기집의 안 이쁜 벽지 보면서 한잔을 했다. 첫 몇잔을 원샷하고 난 후 이제 고기 나왔다.


에휴, 또 다른 내 할 일이 생겼다. 이미 소맥 잘 만든다고 칭찬을 받았지만, 이제 나는 고기 맛있게 굽는다고 칭찬을 받아야된다. 고기 잘 굽는다는 소리 그것도 참 웃기다. 고기 굽는게 무슨 기술적인 어려운일이야? 주변에 사람들이랑 대화하기 피하고 싶어서 고기만 오버하게 잘 보고 신경쓰는척했다. 이렇게 하면서 또 다시 소맥 만들고 있었다. 10분이나 지났으나 또 다른 상사들이 의미 없는 말 할 시간이 되었다. “위하여!” 하고나선 고기 짜르는 시간이 되었다. 크게 짜를까? 작게 짜를까? 제대로 안하면 내옆에 있는 대리선배 내 가위 훔칠까봐 잘 해야된다.


벌써 소맥 몇잔이나 했는데 이대로 가면 한시간안에 말 못하도록 취하게 되버릴것이다. 그렇게 하고 집에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사원이라 그것은 안된다. 그럼 이제 전략적인 술마시기 시작이다. 소주만 마신다고 내가 말하자마자 주변 동료들이 매번 똑같은 반응이다.

‘우~~ 역시 마이클 한국사람이다” 등 내게 말한다 - 그거 좋은말인지 잘 모르겠다.

누구나 아는 술 마시는 방법인데, 소주 그대로 마신척하고 삼기지않고 물잔에다가 몰래 뱉는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바로 나는 사원이라 회식 끝까지 있어야된다. 이제 이 자리 지겨워지는 분위기다. 내가 선배한테 조용하게 법인카드 달라고 하고, 조용히 계산하러 일어난다. 내일 비용처리위해 영수증 잘 챙기고 2차로 갈 것 기다린다.


1차 고기집에서 업무 끝난 후 또 다른 술집에 가서 똑같은 업무 반복이 된다. 배경이랑 술만 바뀌고 그 술집 도착할때도 앞에 있는 웃긴 ‘자리 눈치 게임’ 한다. 2차 끝난후 노래방에 가서 업무 더 해야된다. 편의점에 가서 술을 가지고; 노래방에서 얼마나 시간 필요한지 정하고, 내가 매번에 열심히 불렀던 ‘18번곡’ 부르는거까지 내 업무이다.


드디어 이 회식이 끝나면 상사들의 택시이나 대리운전까지 챙기는 업무해야된다. 취하고 피곤하고 정신이 없는데 집에가서 몇시간 자다가 다시 회사에 가고 내 책상에 시체처럼 9시부터 앉고있다. 피곤하다고 내가 회사에서 뭘 할 수 없겠지만 그것은 괜찮다. 어차피 9시부터 7-8시까지 내가 월급받는 업무 중요하지않고 내가 그후에 하는 ‘업무’ 더 신경 쓰고있고,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8 comments:

  1. 진짜. 틀린말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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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Very true. I hate this stupid culture. So annoying and bad. This is very stressful and annoying. Not many foreigners want to work in Korea, for this reason, and they hate it; They would rather be an english teacher and have the freedom of not drinking (until 12pm) and go to karoke, and find Taxi for managers. We are not a bulter or servant. We are an employee and a human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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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로 어제 회식을 한 사원으로서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에게도 회식은 큰 스트레스를 주죠. 한국문화 모르는 외국인인 척 하시는게 여러모로 편할 것 같아요(저도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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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호주에 살면서 한국에서 술자리도 생각이 좀 납니다 ...상사하고만 아니면 말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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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대박. 진짜 리얼하네요. 저는 차장인데도 아직도 힘들어요.회식은 왜 하는걸까요? 커피마시면서도 대화는 가능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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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커피마시면서 대화하면 뭐가 어때서. 노땅들은 한 소리 또 하고 한 소리 또 하고.... 그러다 성추행하는 인간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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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와... 정확히 쓴 글...
    근데 이 글이 정확하다고 말하는 내가 한국인인게 슬프다... 이게 한국사회의 실체라는게...나도 한국인이지만 이런 한국사회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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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o true. I also think that Korean 회식 and 야근 culture is hella fucked up. I'm a Korean, but I really do not see even a single positive trait of Korean culture. It's a society where extreme collectivism and shallowness (I mean the obsession with appearance, and judging and discriminating others by look), and dominate to the point of irrationality. The idea of a blind respect for the elderly, older people and the authority is also simply a bullshit! I believe you have personal reasons for working here but, if I were you, I'd quit the job and never set foot in this contemptible country again before I start rotting from my core. I've never been more ashamed of myself than being a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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